2010년 11월 27일 토요일

폴 지안그란데, “모든 혈우병 환자 유전자재조합 제제 사용해야한다”


“모든 혈우병 환자 유전자재조합 제제 사용해야한다.”
 
혈우병 부분에 세계적인 석학으로 알려진 폴 레오 프란시스 지안그란데 박사는 26일 바이엘 헬스케어 주최로 열린 ‘코지네이트FS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폴 박사는 영국 옥스퍼드 처칠 병원의 혈액학 전문의이자, 옥스퍼드 혈우병 혈전센터 소장을 지내고 있다. 이와함께 WFH(세계혈우연맹) 의료부문 부총재를 맡아 혈우병 연구에 명성이 높은 세계적 석학으로 꼽힌다.
 
혈우병세미나 등과 관련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을 한 경험이 있고, 국내 혈우병환자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다. 그가 이번에는 바이엘 헬스케어의 혈우병 치료제 ‘코지네이트FS'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유전자재조합 혈액응고 제8인자의 개발>을 설명하기 위해 국내에 방문한 것이다.
 
혈우병 환자들이 왜 유전자재조합제제를 사용해야 하는가?

폴 박사는 이 질문에 가장 주된 이유로 “바이러스에 대한 안전성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옥스퍼드에서 연구 발표한 자료를 제시하며 “70년대에는 혈우병환자들이 그렇게 사망률이 높지 않았는데 HIV감염이 증가되면서 사망률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HIV로만 사망한 것이 아니라 간염질환 특히 C형간염으로 사망한 환자의 수가 높았다. 오히려 HIV보다 C형간염이 더욱 큰 문제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물론 현재 사용하는 혈장분획제제도 C형간염의 위험은 현저하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안전성을 완전히 보장할 수는 없다. HIV나 C형간염이외에도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들이 거의 매년 새롭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환기했다.
 
특히, “최근에 있었던 사건만 보더라도 ‘사스’가 큰 문제를 일으켰고, 또한 ‘조류독감’이라던가 ‘웨스트나일’바이러스 같은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나기 때문에 혈장분획제제는 위험성이 수반되고 있다고 이야기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혈장분획제제의 개발과정이 개선이 되면서 바이러스를 제거한다든가 스크리닝 검출 등으로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있다”면서도 “스크리닝 이나 바이러스 제거 공정에서 문제가 발생될 수도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이와함께, “스크리닝을 하더라도 이미 알려진 바이러스 밖에 할 수 없다”고 했다.
 
폴 박사는 혈장분획제제에 대해 병원체의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유전자재조합제제는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위험이 없기 때문에 안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전 세계적으로 유전자 재조합제제만 사용하지 왜 그렇게 하지 않을까?
 
예상했던 질문인 듯, 폴 박사는 이 부분을 “비용 때문이었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인류가 유전자재조합제제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약 20년 정도 되었는데 과거에는 유전자제조합제제의 가격이 매우 높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격이 저렴했던 혈액분획제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 약가가 저렴해졌다. 그래서 많은 국가에 있어서 혈장분획제제나 유전자재조합제제의 가격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폴 박사는 이같이 유전자재조합제제의 가격이 인하돼 혈우병 환자들의 안전한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경우 일부 유전자재조합제제는 혈장분획제제보다 싼 경우가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환경이 마련됐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10일 혈우병 유전자재조합제제 ‘코지네이트FS’를 511원/1IU에 고시했는데 이 가격은 기존의 혈액분획제제 ‘그린모노’의 586원/1IU 보다 저렴한 것이다.
 
이와는 달리, 폴 박사는 표면적인 약품 가격에 대해 ‘무의미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비용부담이 적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장애발생, 입원, 바이러스 감염과 같은 향후 발생될 위험성들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업체간의 가격 경쟁으로 치료제의 가격을 낮추는 것이 건강보험재정에도 도움을 주고 환자에게도 좋다는 1차원적 생각을 뒤엎는 것이다. 오히려 피해는 환자가 입게 되고 국가가 향후에 도맡아야 할 재정비용부담의 리스크가 커진다는 점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폴 박사는 “따라서, 과거에는 비용 때문에 혈장제제를 사용한다고 했지만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며, “유전자재조합제제를 사용했을 때 가장 큰 장점은 병원체 안전성에 대해서 확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유전자재조합제제는) HIV나 C형간염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신종바이러스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그리고 항체발생에 대해서도 우려가 있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유전자재조합제제 때문에 항체가 발생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어떤 환자가 유전자재조합제제를 사용해야하는 가?
 
현재 우리나라에는 ‘혈우병환자의 나이제한 보험급여 인정’ 등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대해 폴 박사는 국내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과학적인 전문가 입장에서 “모든 혈우병환자들이 유전자재조합제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냐하면 모든 환자는 안전한 치료제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피력했다.
 
최근 혈우병 환자들은 공정한 치료를 위해 헌법소원까지 제기한 상태다. 환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환자가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유전자재조합제제를 건강보험에 적용시켜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고시된 건강보험급여기준을 살펴보면 8인자 혈우병환자에게 사용되는 혈장분획제제는 모든 연령대의 혈우병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지만, 유전자재조합제제는 1983년생 이후에 태어난 환자들만 건강보험을 적용해 주고 있다.
 
보건당국은 이같은 문제를 놓고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지난 25일 심사평가원에서는 ‘혈우병환자 유전자재조합제제’의 건강보험급여인정을 놓고 전문가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자리에서 논의 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명쾌한 해법은 찾지 못한 듯하다.
 
이와는 별개로 바이엘 헬스케어에서는 내달 1일 코지네이트FS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로써는 복지부가 보험급여를 인정한 부분 즉, 83년생 이후 출생자에 대해서 우선적인 공급이 가능하겠지만, 바이엘측은 “안전한 제품을 전체 환자가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바이엘 코리아의 CEO 프리드리히 가우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유효성 및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립되고 편의성을 높인 코지네이트FS의 국내출시로 한국의 혈우병 A환자들과 의료진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의 폭이 넓어졌다”며, “앞으로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코지네이트FS의 치료해택이 돌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앞으로, 국내에서 혈우병 치료제의 공급을 해왔던 업체들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 인가에 대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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