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28일 일요일

혈우병 치료제, 'Full Length 제품과 B-Domain 제거 제품의 장단점은?'


요즘 짬이 나지 않아서 헤모필리아 관련 기사를 자주 쓰지 못하고 있다. 맡고 있는 분야가 정치, 사회, 북한 쪽이다 보니, ‘의학’ 또는 ‘경제’ 부분까지 다룰 시간이 없다. 게다가 최근에는 주말에도 뭔 놈의 일들이 여기저기에서 빵빵 터지는지, 막상 현장취재를 나갔다가 사무실로 돌아와 보면 기사를 쓸 시간도 없이 다른 기사꺼리들이 싸여버리고 만다. ㅠㅠ
 
그래도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지난 26일 롯데호텔에 다녀왔다. 그곳에 폴 레오 프란시스 지안그란데 박사가 ‘코지네이트FS’와 관련된 내용을 발표 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폴 박사는 혈우병 분야에 세계적인 저명인사 중에 한 분이다. 우리나라에 몇 차례 왔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아 그분 강연회에 참석을 하지 못했었다.
 
마침, 이번에는 취재처 부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연다고 하길래 내 일정과 잘 맞아 떨어진 것이다.
 
그 자리에서 폴 박사에게 ‘유전자재조합제제의 단백질 구조’에 대해 물었다. 국내 혈우병환자들이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중에 한 가지가 ‘B-도메인을 삭제한 제품이 항체발생률이 높다’는 것인데, 전문가의 소견을 직접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혈우병 환자가 치료도중에 항체가 발생하면 경제적으로 수 십배의 치료비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환자 본인에 대한 고통이 말할 수 없이 커지기 때문에 '항체발생'은 매우 민감한 문제이다.
 
폴 박사는 “‘B-Domain이 삭제된 제품이 항체발생이 높다’는 지적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Full Length 제품과 차이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폴 박사에 따르면, ‘B-Domain이 삭제된 제품이 항체발생이 높다’는 논란이 있기는 있나보다.

이와 함께, 폴 박사는 “(코지네이트FS와 같은) Full Length 제품이 실험실에서 혈중 농도를 측정할 때 모니터링이 용이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B-Domain이 삭제된 제품은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방법으로 검사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분에 대해서 B-Domain이 삭제된 제품은 혈우병 환자의 응급상황에 문제가 있을수 있겠다는 우려가 생겼다.

혈우병환자들이 ‘인공관절치환술’ 등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수술 전에 치료제를 투여하고 어느 정도의 팩터 수치가 올라갔는지 확인한 뒤, 수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정도 팩터 수치가 올라갔는지를 파악하는 부분에서 ‘용이하지 않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인공관절치환술’이라던지, 아니면 혈우병환자들에게 비교적 빈번하게 발생되는 ‘활액막 제거술’과 같은, 준비된 수술은 미리 계획된 것이기 때문에 ‘제약회사에서 제공하는 혈중농도 측정법’이 마련된 병원에서는 정확한 팩터의 혈중농도를 확인할 수 있겠지만, 만약 급한 사고로 환자가 입원해서 수술을 받아야 할 때, ‘제약회사에서 제공하는 혈중농도 측정법’이 마련되지 않은 병원이라면?
 
이에대해, 문제가 될 만한 두 가지가 문득 떠올랐다.
첫 번째는 정확한 팩터량을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환자가 위급해질 수도 있겠다’는 것과 두 번째는 ‘과잉치료’에 대한 부분이다.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중에 한 가지는 건강보험의 ‘급여삭감’ 부분인데, ‘과잉투여’가 되었다면서 무작위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급여삭감을 해버리면 1차적으로 병원과 담당주치의가 타격을 받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2차적으로는 혈우병 환자가 그 병원(혈우병 환자 치료로 인해 보험급여삭감을 당한 병원)에 가기가 매우 어려워 질수 있겠다는 것이다. 지금도 ‘건강보험 급여삭감’은 매우 심각한 실정이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폴 박사에게 두 번째 질문을 던졌다.
“유전자재조합제제의 이질단백제거 기술”에 대한 부분이다. 이 부분의 질문을 던진 이유는 현존하는 모든 혈우병 유전자재조합제제가 만들어 질 때 ‘Chinese Hamster Ovary’ Cell이나 ‘Chinese Hamster Kidney’ cell에서 팩터8(치료제)이 배양되는데, 그 치료제가 배양되는 과정에서 CHO 또는 CHK Cell의 단백질도 같이 배양이 되기 때문이다.
 
고순도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배양 후 정제 과정에서 이질단백(異質蛋白, CHO 또는 CHK Cell의 단백질)을 말끔하게 제거해야 한다. 바이러스 제거 공정도 중요하지만 이같은 이질단백 정제과정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폴 박사는 이 질문에 대해 “유전자재조합제제의 경우 인간혈장유래 제제는 아니지만 동물세포를 이용해서 만들어 지기 때문에 다른 단백질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코지네이트FS같은 경우에는 정말 성공적”이라고 답했다.
 
많은 혈우병 환자들이 바이러스를 잡아내는 제조공정에 대해 관심이 높다. ‘화학적방법’이냐 ‘열처리방법’이냐 그러면서 말이다. 그러나, 놓치고 있는 부분 중에 한 가지가 ‘고순도를 위한 정제과정’이다. 바이러스 정제과정과 고순도 정제과정은 조금 다른 말이다.
 
혈우병환자는 앞으로 평생동안, 직접 정맥으로 치료제를 투여해야하기 때문에 어떠한 정제과정을 거치고 있는지 제품마다 꼼꼼히 따져 볼 일이다.

-혈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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