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29일 화요일

혈우병 치료제 이야기…녹십자 박스터 그리고 화이자

혈우병 치료제 이야기녹십자 박스터 그리고 화이자
유전자재조합 8인자 치료제그린진F 애드베이트 진타
 
이야기에 앞서 전제조건 몇가지 설정하고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혈우병의 종류는 여러 종류가 있고 치료제도 8인자 9인자 항체 등 다양하다. 그러나 이곳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8인자(A) 혈우병환자에 대한 이야기다. 국내 혈우병환자 중 70~80%가 여기에 해당된다. 따라서 첨언이 없는 한 8인자 환우이야기이며 치료제도 특별이 언급이 없는 한 혈액제제가 아닌 유전자재조합제제임을 밝혀둔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유전자재조합 혈우병 치료제(8인자 혈액응고제제)는 박스터사의 애드베이트, 바이엘사의 코지네이트FS, 화이자의 진타 등이 있다. 혈우병 8인자 치료제 제조업체의 빅3를 꼽는다면 이처럼 세 회사를 꼽을 것이다. 미국FDA는 물론이거니와 유럽의 EMEA기준을 모두 통과한 명실상부 최고의 혈우병 치료제이다.
 
위의 모든 제품은 국내에 순차적으로 들어왔고, 또 국내 혈우환우들에게 순차적으로 사용되어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외국과는 달리 특수한 상황이 몇 가지 있다. 이 특수한 상황은 환자들에게 장점이 되기도 했고 반면, 단점이 되기도 했다. 논란의 여지는 공존하며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우선 국내에는 녹십자라는 자국 혈우병치료제 생산 회사가 있다.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는 경우다. 일반국민에게도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녹십자는 우리나라 제약업계 1, 2위를 다투는 최고의 제약회사이다. 이 회사에서 혈우병 치료제를 생산해 내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혈우병(유전재자조합)제제를 생산해 낼 수 있는 곳은 미국(박스터 화이자), 독일(바이엘)에 이어, 국내 녹십자가 대한민국을 세계 3번째 혈우병 유전자재조합제제 생산국으로 위상을 높였다.
 
혈우병환우들에게 대한 사회공헌도 단연 녹십자를 꼽을 수 있다. 녹십자는 지난 1990년 환자들과 함께 한국혈우재단을 설립했고 이듬해인 1991년에 부속 의원을 마련해 혈우병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치료제를 공급했다. 혈우재단의 설립 이전과 이후는 혈우병환자들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바뀌게 한 역사적 사건이다.
 
더욱이 한국혈우재단의 이사회 구성원은 당대 최고의 의학박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한국혈우재단의 설립과 재단의원의 설치, 이사회의 구성 등 이 모든 과정은 환자들과 녹십자에 의해서 진행됐다. 따라서 혈우환우들에게 녹십자의 기여도는 국내 최고라 해도 나무랄 때가 없다.
 
그러나 밝은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 혈우사회에서 녹십자는 참 묘한 관계에 놓여 있다. 치료제의 바이러스 감염 사건으로 일부 환자에게 HIV HCV HAV 등 각종 바이러스 감염사례가 보고됐고 이를 놓고 장기간에 걸친 소송 끝에 HIV(대표 변호사 전현희)사건은 일단락 됐으나 아직 HCV(C형간염)사건은 진행 중이다. 국제사회에서 혈우병 치료제를 생산 판매하는 회사치고 바이러스 감염 소송에서 자유로운 곳이 없다고 하지만 참으로 묘한 관계가 아닐 수 없다.
 
어쨌든, 우리 식약처는 혈우병환자들이 요구했던 대체치료제를 수입허가 해줬고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쯤 한독약품에서 수입하는 미국산 모노크레이트-P(혈액제제)가 국내에 처음 상용화 도입됐다. 신약이 도입되면서 환자들 간에 상당한 마찰을 빚었다. 예컨대 환자들이 사용하는 치료제를 기준으로 그룹이 나뉘게 된 것이다. 혼란한 시기 끝에 환자의 약 10%내외 정도가 이 치료제를 사용하는 그룹으로 안착되면서 혼란한 시기를 끝냈다. (현재는 그보다 훨씬 적은 환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발판삼아 유전자재조합제제도 10년 전쯤부터 연령제한(어린 환자만 제한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기준)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부를 걸고 들어왔다. 이번에는 박스터사가 유전자재조합제제(혈액으로 만든 제품이 아닌 유전자 공법의 신약 치료제)라는 획기적인 제품으로 환자들을 자극했다. 당시 혈액사고 뉴스가 큰 이슈였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신약의 관심은 매우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연령제한이라는 문턱은 혈우병환자에게 너무나 높았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처음 보건복지부로부터 허가 받은 기준은 ‘0세 처방이라는 조건이었다. , 현재의 환자들은 사용할 수 없지만 앞으로 태어나는 환우들에게는 처방할 수 있게 한다는 조건이었다. 일반인들에게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 반문하겠지만 환자들은 일단 수용했다. ‘나 보다는 앞으로 태어날 환우를 생각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박스터는 녹십자를 통해 공급하겠다는 이른바 ‘MOU’를 체결했다. 즉 녹십자는 자사의 치료제를 생산. 판매하면서도 박스터의 치료제를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녹십자의 입장에서는 치료제 시장을 일부 콘트롤(?)할 수 있고 박스터의 입장에서는 계약에 따른 일정부분 치료제 판매가 확보된 셈이다.
 
이후 환자들은 연령제한 폐지를 위해 국가와 싸워 나갔다. 그러면서 ‘8세 처방으로 늘렸고 1618... 등으로 점차 기준을 완화해 나아갔다. 결정적으로 연령제한이 폐지된 것은 바이엘의 유전자재조합제제 코지네이트FS’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부터였다. ‘코지네이트FS’는 유전자재조합제제이면서도 가격을 혈액제제보다 싸게 공급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국가에서는 예산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 검토가 가능해 졌다.
 
복지부가 검토할 무렵, 환자단체는 헌법소송까지 치닫는 투쟁을 펼친 끝에 결국 유전자재조합제제의 연령제한폐지라는 복지부의 위헌 고시를 정정하는데 성공했다. 소위 모든 환자들이 의사와 함께 상의하여 필요에 따라 유전자재조합제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유전자재조합제제의 연령제한폐지에 기여한 회사는 바로 바이엘이었다. 유전자재조합제제를 저가로 국내에 도입하지 않았다면 아직도 혈우병 환자들은 연령제한으로 치료제를 처방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이엘은 2014. 전격 국내시장 철수라는 결정을 내렸다. 해당 제약사의 국내 팀은 해체수순에 들어갔고 회사측은 마지막으로 코지네이트FS가 아니면 치료가 안 되는 환자 20명만을 선별해서 공급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본사의 결정이라고 한다. 국내시장의 전격철수. 환자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됐다. 많은 환자는 아니지만 100여명의 환자 바이엘 제품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데 왜 철수하는 것일까? 박스터는 바이엘처럼 외국회사인데도 박스터는 국내에서 단연 1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바이엘은 왜 철수해야 하는가? 이해하기 어렵지만 바이엘은 이렇게 환자들 기억 속에서 잊혀 가야했다.
 
이틈에 화이자의 진타라는 제품이 조금씩 환자들 사이에서 회자됐다. 알려진 바로는 약 20명 쯤 되는 환자들이 이 제품으로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약품의 장점으로는 국내 현존하는 치료제 중 최고의 환자편리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환자편리성그게 뭔 데?
 
과거에는 환자들이 치료제의 선택기준에 있어서 두 가지를 놓고 갑론을박 했다. 그 두 가지는 안전성이냐? 안정공급이냐?’라는 것이었다. 즉 혈액사고가 하루가 멀다하고 여기저기서 터 져 나왔고, 심지어는 오염된 혈액으로 혈우병 치료제를 만들어도 그냥 사용해야 한다는 식의 식약처 룩백 시스템(Look Back·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액 또는 혈액제제 원료 혈장의 격리, 폐기, 회수 등에 관한 규정은 환자들에게 불안감만 조성했다. 그렇다고 비싼 제품은 국가의 예산,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으로 공급중단사태 등이 발생되면 환자가 치료조차 못 받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값비쌌던 유전자재조합제제가 혈액제제보다 가격이 내려가면서 이른바 골든크로스가 생겼고 이제는 안전한 제품을 싼값에 공급받기 때문에 안전성과 안정공급이 두 가지가 동시에 해결됐다. 이제 환자들은 안전한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지 않는다. 그러면서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치료환경으로 서서히 눈을 돌리고 있다. 빠르고 편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그 것이다.
 
통증이 시작된 환자들에게 복잡한 약품혼합과정은 마른침을 넘기게 한다. 아이가 울고 있는데 빨리 주사해 주지 못한다면 부모입장에서는 큰 죄를 짓고 있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빠른 치료, 빠른 주사가 중요하게 된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보충요법(일명 예방요법)이 일상화되고 있는데 주사하는 과정이 오래 걸리게 되면 치료제의 2차투여가 필요할 수도 있고 반복적이면 환자에게는 더 많은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 결국 치료횟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치료제 양도 더 필요한 것으로 비용도 추가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치료제를 만드는 회사에서는 자가요법(가정치료)이 일상화된 모든 혈우병 환자들에게 보다 쉽게 치료제를 투여할 수 있도록 장치(디바이스)를 개선하는데 큰 관심을 두고 있다. 국내기업 녹십자도 최근 그린진F의 디바이스를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스터의 애드베이트도 과거 박스젯이라는 디바이스를 박스젯II’로 업그레이드 했다. 이처럼 디바이스를 개선하는 이유는 환자들의 치료편리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다.
 
그린진F’애드베이트는 주사용수를 분말(또는 케익) 타입의 약품과 혼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후에 잘 용해된 약품을 별도로 준비된 주사기로 옮긴 후 투여하게 된다. 따라서 구성 품에는 병이 두 개, 주사기 한 개가 있다.
 
진타코지네이트FS’처럼 주사기에 이미 주사용수가 들어가 있다. 따라서 약품이 담겨 있는 병에 넣고 용해한 후 다시 주사기로 옮겨 환자에게 투여하게 된다. 따라서 진타그린진F’애드베이트와는 달리 구성 품에 병이 하나 주사기 하나이다. 유튜브 영상으로 치료제의 혼합과정과 구성 품을 쉽게 검색해 볼 수 있다. 객관적으로 편리성면에서는 국내에 들어와 있는 제품 중에 으뜸으로 손꼽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진타가 모든 제품에 최고라고 할 수는 없다. 모든 제품에는 각기 장점을 지니고 있다.
 
세계 최초로 유전자재조합제제를 생산 판매하고 있는 애드베이트는 전국 30곳 이상의 병원에서 치료제를 취급하고 있다(한국혈우재단 20141월 기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환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또한 200여명의 환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린진F’는 우리나라 기술진에 의해서 개발된 국내 대표 브랜드이다. 국내 유통시장에 월마트와 까르푸 등 외국회사가 버티지 못한 건 우리에게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아래한글이 있기 때문에 전세계를 석권했다는 ‘MS워드가 우리나라에서만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의미뿐 아니라 그린진F‘Factor VIII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밝혀낸 세계 최초의 제품이다.
 
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 곧 미국FDA’ 임상을 끝내면 세계적 제품이 될 치료제이다. 그러나 현재 전국의 10곳 병원에서만 이 제품을 취급한다는 게 조금은 아니러니 하다(한국혈우재단 20141월 기준).
 
이처럼 국내 혈우병 환자들에게는 약품의 선택권이 폭넓게 개선됐다. 녹십자의 그린진F를 사용해도 되고 박스터의 애드베이트를 사용해도 된다. 또한 최근에 새롭게 런칭 된 화이자의 진타를 사용해도 된다. 선택의 조건은 환자와 의사의 의지에 있다.
 
약품을 바꾸는 게 부담스럽다는 환자들이 일부 있는데, 지금까지 당신이 사용했던 치료제를 돌아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혈장 옥타비 그린에이트 그린모노 모노크레이트P 코지네이트FS 리콤비네이트 그린진 그린진F 애드베이트 진타 등등 국내 성인 혈우병 환자치고 이들 약품 중 2-3개 이상 사용하지 않은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세계혈우연맹에서는 약품의 변경이 환자의 치료에 문제가 있다고 하지 않는다. 더구나 영국이나 호주 등 주요선진국에서는 혈우병치료제의 입찰제를 도입해서 몇 년에 한 번씩 전체 혈우병환자의 치료제를 일시에 바꾸기도 한다. 멀리 해외까지 가지 않더라도 당장 다음 달에 약타러 가면서 의사에게 물어보라. “약을 바꾸면 문제가 되요?”라고. 아마도 무슨 약을 쓰고 싶은데라며 친절히 안내해 줄 것이다.

2012년 8월 8일 수요일

코헴회 혈우병캠프 ‘동행, 함께하는 희망의 길’…성황리 마감



혈우환자들의 대표단체인 한국코헴회(회장 김동관)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전라남도 나주에서 <2012년 코헴여름 캠프>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행사는 동행, 함께하는 희망의 길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470여명의 혈우환우와 그의 가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펼쳐졌다.
피가 잘 멈추지 않는 희귀질환 혈우병. 그러나 국내에 다양한 치료제가 있기 때문에 보건당국의 관심과 전문의들의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면 이들은 사회적 구성원으로써 살아갈 수 있다.
특히, 당뇨병처럼 혈우병응고인자를 일정기간에 맞춰 투여하는 보충요법으로 환자의 꾸준한 관리가 이뤄지면 환자 1인당 소요되는 잠재적 의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국가재정에 도움이 되고, 환자의 삶의 질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목소리이다.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 이 환우들은 1년에 한 번씩 여름캠프를 개최한다. 금년에는 전라남도 나주에서 모여 건강교육과 장기자랑, 먹거리 잔치 등 여러 프로그램들이 이어졌다.
캠프에 참여한 권기룡 군은 지난 23일동안 재미있게 보냈다면서 애들하고 수영도하고 물놀이도 즐기고 같이 자고 먹고 해서 추억이 많이 생긴 것 같다고했다.
이어 오성준 군은 캠프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비슷한 아이들이 많으니까 아픈 것도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속편하게 있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김재봉 군 역시 자유를 즐길 수 있었던 것이 참 좋았다다른 행사보다 우리 코헴캠프가 백배 천배 좋다고 강조했다.
둘째날 밤, 이들은 자신들의 특기를 마음껏 발산하는 장기자랑 대회를 열기도 했다. 노래와 댄스, 개그 등이 선보였고 풍등을 날리며 건강을 기원하기도 했다.

한국코헴회 관계자인 경북지회 박정서 대의원은 한동안 코헴 여름캠프에 전남지역 회원들이 함께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나주에서 열려서 화합하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좋은 곳에서 열려서 어린아이들도 좋아하고 저도 참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행사는 한국코헴회가 주최하고 한국혈우재단에서 의료지원으로 진행됐다. 또한 행사에 필요한 물품 등은 노보노디스크, 한국화이자제약, 한독약품, 녹십자, 박스터코리아, 바이엘헬스케어에서 협찬했다.

2012년 6월 30일 토요일

혈우병약 연령제한 폐지로 급여범위 모든 연령 확대


혈우병 환자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보험급여 연령제한이 철폐되며 모든 혈우병 환자들에게 보험적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가 혈우병치료제 중 유전자재조합에 대해 1983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에게만 2년간 보험급여를 적용하게 한 고시가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는 최근 지난 2010년 혈우병 환자들이 1983년 이후 출생자에게만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게 한 것에 대해 제기한 위헌소송에서 위헌 결정했다.
 
혈우병 환자들의 출생 시기에 따라 요양급여 허용 여부를 달리 취급하는 것이 평등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헌재는 "이번 사건 고시 조항이 수혜자 한정의 기준으로 정한 환자의 출생 시기는 우연한 사정에 기인하는 결과의 차이일 뿐, 이러한 차이로 A형 혈우병 환자들에 대한 치료제인 유전자재조합제제의 요양급여 필요성이 달라진다고 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번 헌재의 판결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연령제한을 담은 2년 제한의 고시를 개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동안 연령제한에 대한 반발이 계속됐지만 복지부는 나이제한을 당장 풀게됐을 때 보험재정의 부담, 혈액
제제 제품의 원가상승 등의 복합적인 문제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2년간의 연령제한을 유지하도록 한 바 있다.
 
이번 헌재의 판결에 따라 2012년 12월 31일까지 2년간 한정한 고시의 효력이 정지돼 6개월 가량 제한이 빨리 풀리게 됐다.
 
이에 따라 유전자재조합 제제인 리콤비네이트, 애드베이트, 코지네이트FS, 그린진F 등 모든 품목에 대해 급여범위가 전체연령으로 확대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헌법재판소 판결을 받아들이면서 연령제한을 풀도록 하겠다"라며 "당초 고시일 보다 6개월 연령제한이 앞당겨 풀려진 것"이라고 전했다.
 
연령제한 철폐를 주장해오던 혈우병 환자단체는 이번 헌재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전했다.
 
비록 6개월 뒤인 2013년부터 연령제한이 폐지될 예정이었음에도 하루라도 빨리 연령제한이 폐지됐다는 점이 의미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혈우병 환자들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평등한 치료의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는 부분을 증명해 준 판결이라는 점에서 반갑다는 설명이다.
 
혈우병 환자단체인 코헴회 관계자는 "오랫동안 불합리한 이유로 평등하고 자유롭게 치료제 선택권을 누리지 못했던 환우들에게 반가운 판결"이라며 "모든 혈우병 환우들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 선택이 이뤄질 수 있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