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7일 화요일

교통사고 혈우병환자, 응급실서 문전박대

교통사고 혈우병환자, 응급실서 문전박대 뇌출혈·장출혈 이어졌으면 ‘아찔’

피가 잘 멈추지 않는 혈우병 환자가 교통사고를 당해 '혈우병 전문의'가 있는 병원 응급실을 내원했으나, 의사 얼굴도 보지못한 채 문전박대를 당했다.


혈우병을 가진 권영석(가명, 경기도 안산, 8인자 중증환자)군은 지난해 말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 응급실을 급히 방문했으나 치료를 받지 못하고 귀가 조치 당했다. 혈우병은 가벼운 상처에도 피가 잘 멈추지 않기 때문에 외상으로 인한 내출혈(장기출혈) 또는 뇌출혈을 입을 경우 치명적인 상황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권 군에 따르면, 교통사고 직후 혈우병환자의 지정병원으로 알려진 동서신의학병원(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 권 군은 병원 응급실에서 다급한 목소리로 등과 목에 통증을 호소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치료를 서두르기는커녕 ‘교통사고 환자는 받지 않기 때문에 접수해 줄수 없다’고 문전박대를 했다는 것.


권 군은 병원 관계자에게 일반적 교통사고 환자와는 다르게 ‘혈우병 환자’임을 강조했으나, 병원에서는 “교통사고는 치료해 줄 수 없다”는 이야기만 되풀이하며 귀가 조치시켰다고 주장했다.


다음 날 ‘연세의원’에서 ‘보험회사 지불각서’를 받고 겨우 치료를 받을 수 있었고 이후 인근에 있는 ‘고려한사랑정형외과’ 병원으로 옮겨 입원했다. 입원 기간 중 ‘두통과 멍한 느낌’ 반복되자, 뇌 MRI를 촬영했고 검사결과 ‘미만성축삭손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울러, 발목관절과 등 부위에 ‘혈종’을 동반한 출혈이 있어 ‘깁스’ 치료를 받으면서 ‘혈우병치료제(혈액응고인자)’를 투약 받고 10일간 입원치료 후 퇴원했다.


다행스럽게도 권 군은 현재 일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지만, 교통사고 당시 다급한 상황에서 병원 문 앞에서 문전박대 당한 것을 떠 올리면 아찔한 상황이다. 혈우병이라고 수차례 병원관계자에게 강조했으나 병원 관계자들은 고개를 가로 지를 뿐 “의료진은 아예 만나지도 못했다”고 권 군은 토로했다.


병원에서 ‘일반적인 교통사고 환자는 치료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권 군의 경우는 ‘교통사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혈우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였고 응급증상이 있어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였다. 순간 뇌출혈이나 장출혈로 이어졌으면 끔찍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이와관련 권 군은 “한국혈우재단의 이사로 계신분이 이 병원(동서신의학병원)에 계신다는데 어떻게 혈우병환자를 쫒아낼 수 있냐”면서 “의료보험 환자가 아니면 혈우병 환자의 그 어떤 증상이라도 치료할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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