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28일 목요일

혈우병 환자들, “복지부와 제약사 싸움 속에 희생양 됐다”

혈우병 환자들, “복지부와 제약사 싸움 속에 희생양 됐다”
복지부 ‘갈팡질팡 정책’ … 혈우병 환자들, 치료제 번갈아가며 사용하라고?

“보건당국과 제약사들 간 진흙탕 싸움 속에 혈우병환자들만 희생양이 되고 있다.”

‘피가 잘 멈추지 않는 희귀질환’인 혈우병환자들은 “보건복지부와 제약사간의 ‘알력싸움’으로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7월 28일 오후1시에 보건복지부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집회에 앞서, 이들은 성명을 통해 “약품가격을 놓고 복지부와 혈우병 치료제를 판매하는 제약사 간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며 “평생을 치료받아야 하는 희귀질환 혈우병 환자들은 고려치 않고 그들의 전쟁터 속에 총알받이가 되어 무차별하게 찢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개했다.

학계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혈우병 환자들은 일반국민에 비해 AIDS나 A,B,C형간염 등에 감염된 사례가 유별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0년도 혈액학회 발표자료에 따르면 <혈우병 환자의 50%가 C형간염에 감염된 상태-2000년 혈액학회 이항 김은주 저>이고, 2002년도에 발표된 논문에는 <혈우병환자의 AIDS감염은 국내 혈액제제 때문-2002년 울산대 조영걸 저>이라고 알려졌다.

□혈우병환자들, 제약사 압력 통해 약가인하 … 221억 건보재정 줄여
이 같은 내용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혈우병 환자들은 “안전한 치료제 확보를 위해 10여 년간 민원활동을 펼쳐왔고 동시에 국가의 보험재정을 보호하기 위해, 제약사들에게 ‘약가인하를 촉구’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며 “그로 인해 연간 171억에 달하는 보험재정을 절감시켰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제약사(한국바이엘)에게 <무상공급 프로그램> 도입을 촉구하여 약 50억원의 보험재정을 추가로 절감시킨바 있다”고 덧붙였다.

혈우병 환자들의 이 같은 활동에 따라 국민건강보험의 재정 지출이 줄어들자, 복지부는 절감된 보험재정만큼 혈우병 환자들에게 치료제를 ‘추가적으로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골자로 지난해 년 12월 29일자로 이른바 ‘혈우병고시<고시 2010-135>’를 발표했다.

그러나 혈우병 환자들은 “우리의 요구는 오로지 ‘유전자재조합제제’와 같은 ‘보다 안전한 치료제’였고 이것은 ‘스스로의 생명권을 확보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었다”면서 “그러나 보건당국은 기존 녹십자 치료제를 추가투여(10회에서 12회로 늘림)하는 것으로 ‘혈우병 복지증진에 기여한 것’이라고 내세우며 환자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즉, 혈우병 환자들은 절감된 보험재정으로 혈액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유전자재조합제제’를 요구했으나 복지부는 ‘녹십자 매출만 올려준 셈’이라는 것으로 풀이 된다. 이에 따라, 혈우병환자들은 “‘혈액제제’를 공급하는 녹십자와 복지부 간의 유착을 주장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를 면밀히 조사해 달라”고 감사원에 청원한바 있다.

□위기맞은 21명의 혈우병환자 … 다시 ‘혈액제제’로 내몰려
혈우병환자들을 나이로 제한하는 현행 ‘보험급여기준’에 의해 건보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혈우병환자들 중 21명은 한국바이엘의 <무상공급프로그램>에 의해 유전자재조합제제로 치료받을 수 있는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 상황이 혼탁해 지자, 업친데 덥친격으로 ‘유전자재조합제제’의 <무상공급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던 한국바이엘 마저 ‘프로그램 종료’를 선언해 이들 21명의 혈우병환자들은 다시 혈액제제로 돌아가야 할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혈우병환자들은 “보건당국의 ‘갈팡질팡 정책’ 속에서 ‘혈액제제’와 ‘유전자재조합제제’를 번갈아가며 사용해야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에 봉착했다”며 “혈우병환자와 가족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보건당국과 제약사 간의 갈등 속에, 위기로 내몰린 우리 환자들의 생명권과 건강권 그리고 자주권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정영규 한국코헴회 비상대책위원장은 “보건복지부는 ‘유전자재조합제제’로 치료를 받다가 다시 ‘혈액제제’로 돌아가야 할 상황에 봉착한 21명의 혈우병환자들을 위해 즉각 구제방안을 마련해 긴급히 대처하라”며 “한국바이엘도 일방적인 ‘약품공급중단’에 대해 환자들에게 ‘석고대죄’하고 혈우병환자들과의 약속된 ‘무상공급프로그램’을 즉각 재개하라”고 했다.

아울러 정 위원장은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잔여약품’은 고작 1주일 치에 불과하다”며 “즉각 대책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향후 혈우병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행동에 대한 모든 책임은 보건당국과 한국바이엘에게 있다”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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