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17일 금요일

“녹십자, 국내 제약 역사상 최대규모 수출”?

“녹십자, 국내 제약 역사상 최대규모 수출”?
- “집에서 세는 바가지 나가서도 센다”는 옛말 떠올라.

녹십자는 지난 15일. “녹십자, 국내 제약 역사상 최대규모 수출”이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내고 “국내 제약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완제의약품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미국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혔다.

보도자료 배포 후 많은 언론에서 이 내용을 다뤘으며 수 십개의 기사가 인터넷을 통해 배포됐다.

기사의 주요내용은 “녹십자는 미국 내 최대 바이오의약품 공급전문기업인 ASD Healthcare 社(미국의 거대 헬스케어 그룹 Amerisourcebergen의 자회사)와 3년간 총 4억8천만 달러(약 5천4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면역글로불린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 SN)’과 3세대 유전자재조합 혈우병A치료제 ‘그린진에프(Greengene F)’의 수출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까지 국내 제약업계의 대규모 수출은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수출이 대부분이었으며, 완제의약품에 대해 이 같은 대규모 수출이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10월 출시된 그린진에프는 미국에 이어 세계 2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3세대 유전자재조합 혈우병A치료제로 개발 당시부터 녹십자가 세계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전략제품”이라며, “이에 따라 녹십자는 2014년까지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과 그린진에프의 美 FDA승인을 획득한다는 목표 아래 2011년 미국 내 임상3상을 실시할 계획이며, 의약품 공급은 2015년부터 3년간 단계적으로 공급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녹십자는 2014년까지 그린진에프의 유럽시장 진출을 위해 EMEA(유럽의약품기구)의 승인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5년 공급을 위해 현재 현지 사업자 선정을 협의 중”이라며, “혈우병A치료제의 경우 약 14억 달러에 이르고 향후 약 3~5%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했다.

위의 내용을 골자로 많은 기사가 쏟아졌으나, 사실상 그린진에프의 미국 진출은 녹녹치 않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그린진에프가 미국 FDA의 등록 검토대상에 포함된 것만으로 큰 성과”라면서도 “미국시장 진출은 어렵다. 하지만 이란, 중국 등의 아시아권 진출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혈우병 치료제 시장은 세계적으로 박스터, 화이자, 바이엘 등 굵직한 거대 기업이 버티고 있다. 국내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이에 녹십자 그린진에프의 해외 마케팅은 생각보다 장애물이 상당히 높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국내에서도 그린진에프가 얼마나 매출을 올릴 수 있는지도 감감한 상태다. 국내시장의 점유률도 없는 상황에서 해외진출이 얼마나 가속될지는 미지수다.

그린진에프의 국내시장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한 것 같다. 한 혈우병 환자들은 <헤모필리아라이프>와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사용했던 제품, 안정성이 보장되어 있는 여러 치료제가 국내에 들어와 있는데, 왜 새로운 그린진에프를 투여해야할 이유가 있겠는가?”라면서 “위험을 안고 치료제를 바꿀만한 이유는 없다”고 했다.

국내 상황이 이러한데도 녹십자는 해외마케팅에 전력을 쏟고 있는 듯하다. 옛말에 “집에서 세는 바가지 나가서도 센다”는 말이 있다. 따라서 녹십자는 국내 환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스킨십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혈솔이생각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