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27일 월요일

혈우병 환자, ‘유전자재조합 치료제’의 선택 조건은?

혈우병 환자, ‘유전자재조합 치료제’의 선택 조건은?
 
피가 잘 멎지 않는 질환 혈우병은 혈액 속에서 지혈을 돕는 ‘일부의 성분’이 적거나 없기 때문에 출혈되면 피가 잘 멈추지 않는 희귀질환이다.
 
따라서 혈우병 환자들은 결핍된 성분을 외부로부터 보충을 받게 되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이 같은 보충요법은 혈우병 치료에 사용되어 왔으며 지금까지도 혈우병 환자들에게 사용되고 있다.
 
타인의 혈액에서 필요한 부분을 추출하여 치료제를 만든 것을 이른바 ‘혈액제제’라고 하여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바이러스들이 혈액을 통해 감염이 되면서 혈액제제의 바이러스 정제과정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었고 바이러스를 죽이는 과정(바이러스 불활성화)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되고 있다.
 
바이러스 불활성화에 대한 비용은, 새롭게 발견되는 바이러스들이 늘어나면서 비례되고 있다. 따라서 세계의 혈우병 연구진들은 ‘혈액제제’를 대체할 혈우병 치료제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결국 ‘유전자재조합제제’를 만들어 낸 것이다.
 
박스터는 이같은 연구 결과로 ‘리콤비네이트’를 출시하게 된 것이다. 국내 환자들 사이에서 ‘리콤’으로 불리는 이 치료제는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유전자재조합제제’이며 지금까지 가장 오랫동안 사용되고 있는 치료제이다(국내에서는 3세대 치료제가 공급되면서 시판이 중단되었지만 아직까지는 세계 여러 곳에서 사용되고 있음).
 
‘유전자재조합제제’는 일반적으로 혈액을 사용하지 제품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각종 간염이나 에이즈 등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 “혈액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 학계의 중론이다. 이같은 ‘유전자 재조합제제’도 시간이 흐르면서 업그레이드가 됐다.
 
혈우병 환자들이 결핍되어 있는 응고성분을 ‘팩터8’이라고 하는데, 이 ‘팩터8’은 매우 불안정한 분자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약병에 담아 놓으면 오래가지 못하고 죽어버린다. 따라서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도록 안정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 안정제로 알부민이 사용된 것이다.
 
물론 알부민은 동물유래 또는 인간 혈청유래의 성분이기는 하지만 100년 동안 단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안전성 논란은 찾아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혈청’ 성분이라는 것 때문에 최대한 배제하자는 차원에서 ‘2세대 유전자재조합제제’가 탄생됐다.
 
2세대 제품으로는 와이어스(지금의 ‘화이자’)의 ‘리팩토’, 바이엘의 ‘코지네이트FS’가 있다. 1세대와 2세대의 구분은 최종 완제품 단계에서 ‘알부민을 사용했느냐 안했느냐’를 놓고 세대를 구분하고 있다. 1세대 제품은 ‘팩터8’에 알부민을 넣어 약병에 담아 출시했다면, 2세대 제품에는 알부민을 대체한 다른 성분을 넣어 약병에 담아 출시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제품을 만드는 제조공정에서는 ‘1세대’와 ‘2세대’ 제품 모두 알부민을 사용한다. 단지 완성 단계에서만 알부민을 사용했나 안했나에 따라 1세대와 2세대로 구분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3세대 제품이 출시되면서 ‘알부민 프리’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3세대 제품은 공정단계부터 제품 구성이 완성된 상태까지 ‘전혀’ 알부민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공정을 거쳐 출시된 제품들이 박스터의 ‘애드베이트’, 녹십자의 ‘그린진F’인 것이다.
 
환자들 사이에서는 ‘그린진F’가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어 있지만, 이론상으로 최고 제품 군에 포함되어 있다. 물론 ‘그린진F’를 사용해 본 국내 환자가 단 한명도 없기 때문에 약효에 대한 부분은 실예를 찾기 어렵다. 하지만 ‘그린진’의 임상을 통해 이론이 정립됐고 이에 따라 식약청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게 된 것이다.
 
정리해보면 ‘유전자재조합제제’의 세대구분은 알부민을 공정과정에서 사용했는가? 완제품 구성에도 사용되었는가? 또는 공정과정부터 완제품 구성까지 전혀 사용되지 않았는가?를 놓고 1,2,3 세대를 구분한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B도메인을 제거했느냐 안했느냐를 놓고 또 다른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B도메인 제거는 세대를 구분하는 역할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B도메인을 제거했는가 안했는가’에 따라 ‘항체발생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혈우병 전문가 폴 지안그란데 박사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논란의 소지를 없앴다.
 
앞으로, 국내에서 사용할 수도 있는 제품을 열거해 보면 아래의 표와 같다. 일부(리콤비네이트)는 사용했었고 일부(애드베이트)는 사용하고 있고, 일부(코지네이트FS, 그린진F)는 바로 사용할 것으로 보여지며, 또 일부(진싸)는 언제 사용하게 될지 알 수 없다.
 
 
 
세대를 구분하는 것 이외에도 각 제품들은 나름대로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박스터의 ‘애드베이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사용한 제3세대 제품이다. 알부민 프리라는 이름을 최초로 사용했고 시장 점유률도 상당히 높은 제품이다. 이 제품의 Cell line 은 ‘CHO’을 사용하고 있다.
 
녹십자의 ‘그린진F’는 유전자재조합제제에서 ‘가장 우수한 나노필터링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제품 공정에 20nm의 나노필터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코지네이트FS’의 경우 임상자료에 의하면 반감기(half life)가 비교적 균등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치료를 할 때, 보다 정확한 계산이 가능하다는 이론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 반감기가 들쑥날쑥하다면 위험한 수술이나 긴급 상황시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진싸’의 경우 B-domain을 제거하면서도 싱글 팹타이드를 유지하고 있는 특허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팹타이드가 여러 개로 나뉜 것 보다는 단일화된 것이 단백질의 변성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의견도 있다.
 
Cell Line을 분석해보면 ‘코지네이트’와 ‘코지네이트FS’에서는 ‘키드니셀(마우스 신장, CHK)’을 사용했고, 다른 제품들의 Cell Line은 ‘오바리셀(마우스 난소, CHO)’을 이용했다. 1세대인 리콤비네이트는 셀 배양과정에서 ‘소 알부민’을 사용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유전자재조합제제’들은, ‘혈액’보다 efficacy(효과)가 높다고 주장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보통 ‘혈액제제’에 비해 99%~98% 등으로 표기하고 있다. 이것은 efficacy만큼은 ‘혈액제제’를 추월할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안전성’이 보장된다면 ‘혈액제제’ 만큼 효과가 좋을 수는 없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최근 복지부의 ‘혈우병 치료제 고시안’을 살펴보면 ‘모노클레이트-P’의 사용자는 앞으로 ‘유전자재조합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것은 가격적인 논리이다. ‘모노클레이트-P’가 유전자재조합제제보다 높은 가격이기 때문에 ‘모노클레이트-P’를 사용하는 환자는 유전자재조합제제를 사용해도 건강보험급여를 인정해 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치료제 고시안’이 확정되면 내년부터는 ‘모노클레이트-P’를 사용했던 환자들은 ‘애드베이트’나 ‘코지네이트FS’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 앞서 말한바와 같이 efficacy(효과)에 대한 부분은 환자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고 ‘혈액제제’ 보다 효과가 뛰어난 ‘유전자재조합제제’는 없다는 것을 고려해서 주치의와 잘 상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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