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20일 월요일

[칼럼] 녹십자의 매출하락 속에 ‘그린모노 가격인하’의 가능성은?

[칼럼] 녹십자의 매출하락 속에 ‘그린모노 가격인하’의 가능성은?
 
20일. 한국투자증권은 녹십자의 매출과 관련,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로타릭스와 인판릭스의 판권을 회수하면서 208억원 정도 매출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분석을 내 놓았다. 그러면서도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치료제(그린진F)를 수출하기로 합의하는 등 견고한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녹십자 홍보실 관계자는 <헤모필리아 라이프>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 ASD사와 4억 8천만 달러(원화 5400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수출 MOU를 체결에 대해 “가계약상태”라면서 “미국 FDA를 통과한다면 ASD사가 혈우병치료제(그린진F)를 팔아 줄 것”이라는 ‘기대(?)’를 확인시켜줬다.
 
‘미국 FDA임상’은 하루아침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보통 임상기간은 수 년씩 소요가 된다.아울러, 혈우병환자들 사이에서도 녹십자의 바이오의약품 중 ‘그린진F’는 사실상 미국진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 환자들 사이에서도 아직 사용해 보지도 못한 부담스러운(?) ‘그린진F’가 외국에 수출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다. 따라서 녹십자는 ‘그린진F’를 환자들을 설득하고 국내시장에 가시적인 매출실적을 올려놓아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국내 시장이 만만치 않은 이유는, 전세계 혈우병 시장에서 당당히 1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박스터의 ‘애드베이트’와 바이엘의 ‘코지네이트FS’가 이미 국내에 런칭되 있는 상태기 때문에 국내환자들이 ‘그린진F’를 사용할지는 미지수다.
 
엎친데 덥친격으로 약가문제로 여의치 않다. 보건복지부에서는 혈우병 치료제에 대해 나이로 보험급여적용을 제한하고 있는데, 현재 녹십자의 혈액제제 ‘그린모노’는 혈우병환자(A형타입) 전체 연령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열어두고 있고 박스터 ‘애드베이트’는 83년 이후 출생자에게 건강보험급여를 제한 적용해 주고 있다.
 
이에 혈우병 환자들은 나이에 따라서 83년생 이후 출생자는 ‘애드베이트’로 치료를 받고, 83년 이전 출생자는 녹십자의 ‘그린모노’와 한독약품의 ‘모노클레이트P’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던 중, 최근 바이엘의 유전자재조합제제 치료제 ‘코지네이트FS(511원/1IU)’가 녹십자의 혈액제제 ‘그린모노(586원/1IU)’ 보다 싼 가격의 약품 고시가를 받았기 때문에 혈우병 환자들은 ‘나이제한치료 폐지’를 들고 나섰고 헌법소원까지 제기하는 등 녹십자 입장에서는 매우 곤혹한 상태에 빠진 것.
 
이에 녹십자 입장에서는 계속 나이제한을 두고 특정연령대 환자들이 계속 녹십자 치료제를 사용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그린모노’가격을 대폭 인하해야 할 지경에 놓인 것이다. 바이엘의 ‘코지네이트FS’가 복지부 가격고시를 받는 바람에 국내 약가산정기준에 의해 앉은자리에서 ‘그린모노’의 매출(제약회사 관계자 추산 180억원)을 날려버린 상태인데 여기에 더 가격을 낮춰야 할 지경이기 때문에 첩첩산중인 것.
 
따라서 녹십자는 ‘매출’과 ‘영업이익’에 대해 면밀한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우병 치료제 시장을 지키기 위해 ‘그린모노’ 가격을 대폭 인하 할 경우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다. 특히 가격만 인하되고, 환자들이 사용하지 않는 약품이 되 버리면 더욱 곤란한 상태가 되는데, 이점도 간과할 수 없다.
 
그 이유는 혈우병환자들이 제기한 ‘혈우병 치료제 나이제한치료 폐지’ 헌법소원 때문이다. 헌소에서 “치료제를 특정한 나이에 한하여 건강보험을 적용해 주는 것은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오면 녹십자에서는 ‘집토끼’, ‘산토기’를 모두 잃어버리고 ‘토끼를 키우던 울타리’마저 소위 ‘한방’에 날아가 버린다.
 
따라서 이런 상황 때문에 녹십자가 전방위적으로 ‘혈우병 치료제 시장 지키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쟁점은 ‘그린모노 가격인하’를 두고, 어느 정도 선에서 정부와 타협점을 찾는냐는 것이다. 정부입장에서는 이참에 혈우병치료 예산을 절감할 기회를 맞았기 때문에 녹십자에 대한 ‘가격인하 압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다고 해서 가격을 너무 낮추면 회사입장에서는 ‘파나마나’ 상태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셈법이 필요한 시기다.
 
녹십자가 혈우병 치료제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그린모노’의 가격은 낮춘다면 1차적으로 현재가격 586원을 ‘코지네이트FS'의 가격대인 511원 이하로 낮춰야하는 것은 당연지사이고 ‘나이 제한없는 전체 환자 사용 인센티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코지네이트FS'보다 월등히 낮춰야한다.
 
‘그린모노’가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 종전가격이 586원이었고 나이제한 건강보험급여적용을 받았던 ‘애드베이트’가 673원이었다. 두 제품의 가격차이는 87원차이가 났다. 약 13%정도의 가격차이가 난 것이다. 이를 적용해보면 ‘코지네이트FS’가 511원이므로 이 약가에서 13%를 인하 했을 때 ‘제한없는 인센티브(?)’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 될수 있다.
 
이같은 셈법에 적용해 보면, ‘그린모노’가 440원대까지 떨어져야 다소 명분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인데, 이정도의 가격은 종전가격에서 25%나 가격을 떨어진 가격이다. 단순히 수리적 접근만 해 보더라도 종전 ‘그린모노’의 매출보다 약 25% 떨어져야 한다는 것.
 
물론 위의 가격 논리는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 중에 단편적인 내용만 놓고 분석해 본 계산이기 때문에 실제와는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복지부에서 ‘나이제한 치료를 고수(?)하겠다’라면 없는 소위 ‘명분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환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환경적 입장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무리를 해서 ‘가격인하’를 한다면 과연 회사에 이득이 될까? 이득이 된들, 혈우병 환자들에게 또 다시 ‘나이제한 치료’라는 칼을 씌우는 것이라서 ‘지금까지 보지 못한 거센 반발’도 예상해야 할 것이다.
 
이렇듯, 혈우병 환자들에게 ‘나이제한 치료’라는 멍에를 씌우면 아전투구 속에 승자없는 상황이 될 것이고 녹십자도 ‘마웅호 회장’과 ‘허영섭 회장’의 명예에 치욕을 안기는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 헤모필리아 라이프

 
※ 참고 현재 혈우병 A타입치료제 가격
녹십자 '그린모노' 586원, 한독약품 '모노클레이트-p' 647원, 녹십자 '그린진F' 652원, 박스터 '에드베이트' 673원, 바이엘 '코지네이트FS' 511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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